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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 라이프

왜 말레이시아야? - 말레이시아 살이의 장단점

쿠알라룸푸르 라이KLCC Park



"왜 말레이시아야?"


말레이시아에서 산다고 말하면 내가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다. 주로 어린 자녀가 있어서 방학 때 한달 살기를 하려고 하거나 영어 캠프를 알아보려는 지인+지인의 주변 사람들이 특히 많이 물어 보는 것 같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나는 그냥 "무난해서" 라고만 짧게 답한다. 

사실 이런 질문에 확실히 말레이시아는 어떤 나라라고 확답을 해서 살만한 나라다 혹은 그렇지 않다 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다. 사람마다 받아 들이는 것이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관, 경험치, 삶의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라도 살면서 좋은 점, 나쁜 점 혹은 불편한 점이 있다.다만, 그 나쁜 점 (혹은 불편한 점)을 내가 얼마나 끌어 안고 살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내가 생각하는 말레이시아의 장점?


1) 일단 도시 기준이지만 일상 생활에서 영어가 쓰이므로 굳이 말레이어를 못해도 충분히 일을 하거나 생활 할 수 있다. 물론 중국계도 있어서 중국어를 한다면 그들과 소통도 가능하다. (단 중국어로만 생활이 가능하냐고 물어본다면, 그건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2) 다민족 국가라 외국 문화에 대해 거부감이 좀 덜 한 것 같다. 특히 k-pop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인에게 굉장히 호의적이다. 


3)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저렴한 물가인 것 같다. 이는 주로 식료품, 기름값 등이 해당되고, 자동차, 공산품은 한국에 비해 비싸다. 월세는 큰 돈이 나가서 매달 피부로 느끼는 부담이 크지만, 집 값 자체를 놓고 평수를 고려했을 때는 서울에 비해서는 싼 편이라 할 수 있다. 


4) 큰 변동이 없는 기후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우기던 건기던 비가 온다고 하면 스콜처럼 몰아서 온다. 다만 그 빈도수가 얼마나 잦느냐에 따라 건기, 우기로 구분되는 느낌이 강하다.


5) 조금 느긋한 문화라서 급박하지 않게 여유를 갖고 사는 모습을 배울 수 있다. 


6) 전반적으로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친절한 편인 것 같다. 특히 아이들을 참 좋아하는 나라인 것 같다. 


7) 본인의 능력 여하지만, 다민족 국가인 만큼 영어 외에 다른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적 요건은 갖추고 있다.


8) 대부분의 아파트에 수영장이 있으므로, 물놀이를 쉽게 할 수 있다. 


9)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폴 등 근접 국가에 여행 가기가 좋다. 에어 아시아 같은 저렴한 비행기표를 이용하여 주말 여행으로 짧게라도 다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말레이시아의 단점?


1) 일 처리가 느리다. 이건 한국을 제외한 다른 외국에서도 거의 그런 것 같지만, 어쨌든 일처리가 깔끔하지 못하고 대충 대충 하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KL에서 생활하면서 집 계약을 한다거나, 인터넷이나 TV를 신청 할 때는 몇 번씩 계약서 내용을 이중으로 확인하면서 살고 있다. 가끔 이런 생활에 익숙하다가 어쩌다 한국이라도 가면 새삼 빠른 일 처리와 서비스에 감탄 하곤 한다.


2) 말레이시아도 크게 Tesco, Honestbee, Lazada, Zalora, Shopee, 11번가 등 몇 군데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하지만 한국에 비해 택배 문화가 덜 발달 되어 있다. 특히 쿠팡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더 그럴 것 같다. 물건에 따라 다르지만 주문해서 배송까지 대충 3~4일 이상은 기본 인 것 같고, 온라인에서 선택한 물건이 재고가 없어서 안 온다던지, (특히 테스코), 몇 시부터 몇 시 사이에 온다는 서비스 문자 없이 그냥 배송 되는 날 아무 때나 오는 턱에 재 배송을 요청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종종 발생한다. 한국처럼 집에 사람 없다고 집 앞에 물건을 두고 가는 문화는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분실 위험 거의 100%)


그리고 사는 아파트마다 정책이 달라서 어쩔지 모르겠지만, 집 앞까지 배송 기사님이 못 올라 오는 곳도 많아 밑으로 내려와서 직접 받아서 올라와야 하는 경우도 많다. 


3) 자동차 사고라도 나면 진짜 피곤해진다. 한국처럼 보험 회사가 일사천리로 처리해주는 것도 아니고, 몇 번씩 경찰서도 왔다 갔다 하며 서류도 작성해야 해서 번거로운게 이만 저만 아니고, 혹시라도 도난 같은거 당하면 못 잡을 가능성이 크다. 


4) 치안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한국처럼 쉽게 길거리를 걸어 다닐 수 없다. 일단 큰 관광지, 몽키아라, 데사파크를 제외하면 도보로 걸어 다닐 수 있는 길이 잘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소매치기 같은 범죄는 있어서 가방 같은 것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 유괴 사건도 로컬 뉴스를 통해 종종 듣는다.


5) 헤이즈가 온다. 공기가 좋아서 말레이시아로 오고 싶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다고 말레이시아 공기가 호주나 미국처럼 엄청 좋은 상태는 아니다. 스콜이라도 안 오면 뿌연 상태가 가시지 않는 날도 있다. 


6) 수질이 안 좋아서 필터 설치가 필요하다. 일단 아파트는 아파트 자체에서 쓰는 필터에 물이 한번 걸러져서 가정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정수기를 설치하고 필터를 보면 정말 장난 아니게 색이 변하기 때문이다. 


7) 집을 사지 않는 이상 전세 개념이 없는 말레이시아에서 매달 나가는 월세도 만만치 않게 부담이 될 때가 있다. 


8) 공산품 (가전제품, 생활용품) 종류나 품질이 떨어지고 가성비가 별로다. 


일단 생각 나는 대로 몇 가지 말레이시아에 살면서 느꼈던 장단점을 적어 보았다. 너무 단점들만 부각해서 위험한 나라구나 하는 것도 안 좋지만, 마치 여기에 오면 영어도 술술 하고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한국보다 여유롭게 살거라는 꿈에 부풀어 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따라서 역시 말레이시아 살이가 본인에게 맞는지 확인해 보려면 인터넷 검색보다는 확실히 시간적 경제적 투자를 해서 본인이 직접 부딪혀 보는 것이 답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