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테말라로 한달 살기를 떠났다.

과테말라행 비행기 밖



저도 한달살기 하러 떠나요.


작년 5월 우연한 기회에 나도 한달살기에 도전하게 되었다. (여행기는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건강상의 문제로 정말 해를 넘겨 버렸다.) 목적지가 어디냐고 물으신다면 하와이? 발리? 치망마이? 베트남? 이런 곳이 아닌 커피로 유명한 중미의 나라 과테말라로 말이다. 


"왜 그 많은 나라 중에서 하필 과테말라야?"


과테말라로 한달살기에 들어간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한 후, 내가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먼저 과테말라에서 해외 살이 체험 중인 엄마의 입김이 가장 컸고, 두 번째 이유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중미에 대한 호기심도 한몫을 했으며 마지막으로는 공기 다른 곳에서 그야말로 재충전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과테말라로 한달 살기를 한다고 결정한 순간부터 내가 가장 많이 검색해 본 것은 치안과 안전에 대한 부분이었다. 소매치기는 물론이거니와 총기 사건까지 종종 있는 나라여서 가기 전부터 긴장감이 상당했다. 한편으로는 사람 사는 데는 결국에는 다 똑같겠지 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동양인 여자가 이런 곳에서 여행하면 눈에 띄어서 더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이런 저런 생각에 출발 전날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며 다음날 공항으로 향했다.


"잘 있다가 살아서 돌아와! 엄마한테 안부 전해주고!"


공항까지 데려다 준 동생의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에 진짜 나 이제 가는 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정신 바짝 차리고 짐 잘 챙기고 다녀야지 하고 스스로 몇 번이고 다짐했다. 사실 비행기 표는 출발 1달 전 즈음에 샀는데, 160만원 정도 하였다 (중간에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로 왕복 여행 포함). 그 전에도 비행기표 검색을 하였으나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 160만원은 사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다. 물론 거리는 좀 다르지만 프로모션 할 때 모 항공사에서 유럽행 비지니스 클래스를 그 정도 가격에 판매를 할 때도 있었으니 뭔가 손해 보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미국을 경유해서 가면 보다 저렴하게 갈 수 있었지만, 2번 갈아타야 하는 일정이라 번거롭기도 해서 멕시코시티를 경유하는 아에로 멕시코 항공사를 이용하기로 했다. 중미나 남미를 갈 때 나처럼 미국 경유의 부담감을 덜 수 있어서 그랬는지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었다. 


'오늘은 행운의 여신이 내게 오셨네.'


체크인 할 때 중간 좌석 복도 쪽 자리로 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정말 딱 내가 앉은 옆자리 두 좌석만 다 비어 있었다. 조금 편하게 갈 생각에 힘이 났다. 하지만 그 뒤로 몇 번이고 자다 깨도 하늘을 날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반복되고 그 현상에 익숙해질 때 즈음 드디어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멕시코에 내리기 전에 기내에서 출입국카드를 주었는데, 입국 시 입국 카드는 제출하고 출국 카드는 돌려 받게 되는데 출국 시 따로 출국 심사를 하는 게 아니고 비행기 탑승 전 항공사 직원에게 출국 카드를 제출해야 하므로 반드시 버리지 말고 보관하는 게 포인트다. 그렇게 또 멕시코시티에서 몇 시간을 기다린 후 과테말라시티 공항에 도착했다. 



산위에서 본 안티구아 전경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를 받고 수화물을 찾고 나가려는데 직원이 체크인 시 받았던 수화물표와 내 가방에 붙은 수화물 태그를 확인한 후 수화물표를 그냥 수거해 가버렸다. 그 후, 마지막으로 세관을 통과 해야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갈림길에 놓여진 버튼을 눌러서 빨간색이 나오면 짐을 X-ray 통과시켜야 하고 초록색이 나오면 그냥 나가면 되는 특이하면서도 조금 웃기는 시스템이었다. 


이게 뭐라고 버튼을 누르기 전에 초록색아 나와라 하고 주문을 걸었건 만, 그럼 그렇지  빨간불이 딱 하고 들어와서 다시 X-ray 검사 후 공항 밖을 나갈 수 있었다. 공항 밖에 나오니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마중 나온 사람들이 많았고, 나는 단박에 나를 마중 나온 엄마를 알아보았다.


"엄마!"


엄마를 내 나름대로 크게 불렀는데 엄마는 나를 본 것 같으면서도 뭔가 아닌 것 같은 묘한 느낌이었다. 내가 가깝게 다가가자 엄마는 몇 십 년 만에 찾은 딸처럼 나를 반긴다. 


"엄마! 나 못 봤었어?"

"아니 봤는데 뭔가 여기를 잘 아는 것처럼 당당하게 걸어 나와서 너 아닌 줄 알았지!"


그렇게 나의 한달살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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